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2024 코리안드림
DMZ 투어

“분단의 현실과 통일에 관한 염원을 다시금 상기하는 계기로”
“전방 GOP 넘어 북녘을 바라보며 코리안드림의 무한한 가능성 실감”

2024 코리안드림 DMZ 투어 참가자 단체 사진

2024 코리안드림 DMZ 투어 참가자 단체 사진

아침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며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아래의 추운 날씨를 기록한 지난 3월 2일 토요일, 이날 여의도역 3번 출구 앞에는 빌딩 숲의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며 조금은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50여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DMZ는 처음 가보는데 남과 북의 현실을 눈으로 직접 마주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마침 오늘 날씨도 추운 편이라 조금 더 긴장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통일운동을 한다는 아주(我主) 정신을 가지고 잘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DMZ는 불과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DMZ는 불과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필자와 만나 한 참가자는 오늘 행사에 참가하는 소감을 위와 같이 밝혔고 근방을 지나가던 한 중년 남성은 행사 담당자에게 오늘 행사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 들은 뒤 다음 DMZ 투어에 꼭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알리고 자신의 명함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전 9시, 약속된 시간에 맞춰 버스가 여의도역 3번 출구를 출발하고 1시간 정도 지나자, 서울 도심과는 다른,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한 민통선(민간인 통제구역) 지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멸공 선봉”, “충성으로 하나 되는 xx 사단” 등 군과 관련된 문구가 빼곡한 검문소 앞에 버스가 정차하자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버스에 올라 참가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기 시작했다.

“분단의 현실이 이처럼 가까이 있는데 우리 모두 이 현실에 무뎌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애써 부정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버스 안에서 군인들을 마주하며 이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었다.

참가자들이 방문한 김신조 루트의 모습

참가자들이 방문한 김신조 루트의 모습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여러분을 안내할 XX 사단 정훈 장교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저희 부대 안에 위치한 김신조 침투 루트 및 GOP 전망대 등을 견학하실 예정입니다. 이곳은 전방 작전 지역입니다. 개인의 신변에 각별히 주의해 주시고 저희들의 통제에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이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어려운 관계로 여러분들의 카메라에 촬영금지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버스에 하차하자 마주친 부대 정훈 장교는 뚜렷하지만 조금은 긴장된 눈빛으로 우리에게 주의 사항을 안내했다. 차가운 분단의 현실을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 것일까? 부대 안에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리지 않던 눈이 땅을 뒤덮을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김신조 사태”로 더욱 잘 알려진 “1.21 북한 무장 공비 청와대 침투 사건”의 주요 침투로 방문을 시작으로 이날 일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우리가 직접 두 눈으로 마주한 침투로는 한 사람이 통과하기에도 매우 비좁은 곳이었지만 이곳으로 북한 무장 공비 31명이 침투, 청와대 습격 등을 기도하다 실패했으며 그 결과 무장 공비 29명, 우리 측 민간인과 군인들의 피해가 다수 있었다는 정훈 장교의 설명은 북한의 무모한 군사도발이 과거 냉전 시기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김신조 루트 견학을 마친 후 우리 일행은 부대 내 위치한 GOP 전망대로 이동했다. 방문 당일 날씨가 조금 흐렸던 관계로 전방의 북한 지역 모두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과거 이곳을 방문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장소”라고 말했던 이유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DMZ는 세계에서 가장 고요하면서 두려운 곳이다

DMZ는 세계에서 가장 고요하면서 두려운 곳이다

여러 산봉우리에 감춰져 그 어느 곳보다 고요해 보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무장 병력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24시간 365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곳으로 겉으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워 보이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세계를 파멸로 가져갈 전쟁의 시작점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장소”였다.

GOP 방문은 개인적으로 필자에게 많은 것을 상기시켜 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서울 여의도에서 고작 1시간 정도의 거리에 “분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현실”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분단은 언제고 충돌로 이어져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한 줌의 재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치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코리안드림”이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날 진행한 무궁화심기 행사 모습

한민족의 정체성 회복을 강조하는 코리안드림

오전 일정을 마친 우리 일행은 민통선 지역 내 위치한 파주 장단콩 마을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일정을 위해 DMZ 무궁화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러분, 오늘 여러분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곳 DMZ에 무궁화를 심을 예정입니다. 무궁화는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점을 잘 알고 계시죠? 무궁화는 따른 꽃들에 비해서 병 피해가 적고 생존력이 강한 꽃입니다. 일제시대에도 굴하지 않던 우리 민족의 기개와 비슷하죠?”

이날 무궁화심기 행사를 후원한 세계무궁화협회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참가자들이 일제히 무궁화심기에 나섰다. 추운 날씨와 매서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 한 명 한 명은 자신들이 조금 전 목도 했던 GOP의 모습이 상기되는 듯 그 누구보다 열과 성의를 다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무궁화를 심고 그 위에 평화의 문구를 새겨 넣고 있었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무궁화를 심는 참가자 모습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무궁화를 심는 참가자 모습

“오늘 오전에 GOP를 방문하고 이 땅에 살아가는 한 명으로서 분단의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 큰 고민이 들었습니다. 한 명의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무궁화 한 송이를 심고 그 무궁화가 성장하는 것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코리안드림 운동을 실천해 나가고자 합니다”

한 참가자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아니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비슷한 반응이었다. 지금 당장 분단의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는 없지만, 코리안드림이라는 하나 된 비전을 중심으로 우리가 나아간다면 분명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 내 전시품 모습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 내 전시품 모습

이날 일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위치한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이었다. 남과 북이 분단되면서 형성된 이산가족은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실향민, 두 번째가 탈북민, 세 번째가 납북자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분단으로 인해 남과 북의 사랑하는 가족들과 떨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납북자들은 납치와 같은 강압적 행위로 인해 이산가족이 된, 어찌 보면 북한 당국에 의해 형성된 범죄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은 통일부에서 지난 2017년 6.25전쟁 당시 납북된 납북자 및 그 가족들의 명예 회복과 더불어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평화통일 의지를 재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내에 설치한 국립박물관이다.

참가자들은 지상 3층으로 구성된 기념관 여러 곳을 둘러보면 납북의 배경과 원인, 납북의 전개 과정과 납북자들의 고통, 우리 정부의 귀환 노력과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을 관 내 다양한 전시품과 소개 문구 등을 살펴보면 납북자들의 고통과 통일에 관한 필요성을 다시금 상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코리안드림으로 다시금 저 철마가 달리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코리안드림으로 다시금 저 철마가 달리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이후 필자를 비롯한 일행 모두는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안에 위치한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앞으로 이동하여 코리안드림을 근간으로 하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 실현을 위한 각자의 염원을 발표하고 단체 사진 촬영을 통해 그 소중했던 순간을 모두가 영원히 기억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코리안드림 DMZ 투어 일정을 마무리한 후 필자는 다양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이번 투어가 다른 DMZ 투어들과는 다르게 “분단”이라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코리안드림”을 통한 “미래”를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이미 우리는 코리안드림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위안이 되었다. 한반도의 과거를 넘어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통일천사의 DMZ 투어를 꼭 추천하고 싶다.

이윤근 AKU 서울본부 공동대표이윤근
AKU 서울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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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한 여정